강남 재건축·용산 재개발 속도…'알짜 입주권' 잡아볼까

입력 2023-05-07 18:03   수정 2023-05-15 17:00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입주권을 살 수 있는 투기과열지구 내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원들은 지위를 양도(입주권 거래)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다.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전까지만 조건 없이 입주권 양도가 가능하다. 이후에는 ‘10년 보유, 5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입주권을 넘길 수 있게 된다. 양도 기한을 앞두고 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장기간 현금을 투자하기 어려운 조합원들이 ‘특정 시기’에 매물을 내놓는다. 양도 기한을 앞둔 9개 구역에서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은마’ 재건축 속도 내자 매물 늘어
재건축 추진 24년 차를 맞이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최근 조합설립에 물꼬를 텄다. 지난 2월 서울시가 재건축 첫 인허가 절차인 정비계획·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내면서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3월부터 동의서 징구를 시작해 한 달 만에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 요건(75%)을 채웠다.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려면 아파트 소유주 4분의 3 이상, 아파트·상가 동별로 소유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달 안에 열릴 상가조합원 총회에서 상가 소유자의 50% 이상이 조합설립에 동의하면 신청서 제출만 남겨두게 된다. 추진위는 오는 7월까지 조합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비업계에서는 계획대로 신청하면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에서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4일 네이버부동산에 올라온 매물은 전용면적 101㎡ 기준으로 100가구가 훌쩍 넘는다. 상당수가 상가협의회와 추진위의 합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8일 이후 올라온 매물이다. 거래량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5건으로, 작년 총거래량과 같은 수준까지 늘어났다. 전용 101㎡는 지난달 14일 23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21억원대까지 내려간 지난 1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A공인 대표는 “매물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조합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문의가 많아졌다”고 했다.

양재천을 따라 들어서 있는 강남구 개포우성4·5·6·7차도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하철 3호선 매봉역 인근에 있는 개포우성4차가 상반기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위는 다음달까지 조합설립 총회를 열고 연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청역과 인접한 개포우성7차도 조합설립인가 신청서를 냈다. 8월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압구정1구역도 조합설립추진위를 꾸리고 조합설립인가를 위해 동의서를 받고 있다.
서초와 송파도 조합설립 앞둔 단지 관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 서초구 방배15구역은 작년 9월 정비계획 확정 고시가 난 데 이어 반년 만인 지난달 6일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이 93%에 달한다.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구역은 용적률 239.08%를 적용해 최고 25층 1688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전용 16~25㎡부터 84㎡까지 매물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며 “3.3㎡당 1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보니 매수자가 적어 가격이 조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분양을 앞둔 방배5구역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방배13·14구역 등이 재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방배15구역도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파구에선 송파미성이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지난 2일 구청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했다. 1985년 준공된 이 단지는 기존 최고 지상 14층 378가구에서 최고 32층 816가구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전용 116㎡는 3월 15억원에 거래됐다.
한남2·3구역 기대감 ‘쑥쑥’
재개발 구역 중에선 용산구 한남2·3구역이 ‘최대어’로 꼽힌다. 진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은 현재 관리처분인가 고시만 앞둔 상태로, 상가조합원과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관리처분인가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월 일시적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상가조합원이 제기한 관리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인가 고시가 4개월 이상 미뤄진 상태다. 조합의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한 결과가 8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한남3구역은 5816가구로 거듭난다. 120건에 달하는 매물(네이버부동산 기준)이 나온 상태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가처분 소송 결과가 나오면 가격을 낮춘 급매가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도 작년 11월 시공사를 대우건설로 선정한 뒤 최근 추정 분담금 검증을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담금에 대한 조합원 합의가 이뤄지면 조합원 분양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거쳐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자가 강남권에서 ‘입주권 양도 기한’을 앞두고 고를 수 있는 매물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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